회원가입
농심SNS

본문

긴 머리 휘날리며~
소아암 환아에게 희망 전해요!

장발남, 록커로 불리던 녹산환경공무팀 김수용 대리가 최근 가슴까지 내려오던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습니다.
주변의 시선에도 아랑곳 않고 2년 가까이 기른 머리를 그는 왜 자른 것이며, 애초에 왜 기르게 된 걸까요?
쉽지만은 않았던 장발에서 숏컷까지. 김 대리의 사연을 들어볼까요?

삼남매 아빠, 장발을 결심하다!

삼십 대 중반을 넘기며 배 나온 아저씨로 나이 들던 나에게 호기심으로 남아 있던 장발을 ‘JUST DO IT’ 하게 만든 계기가 있다. 회사의 CSR 활동 중 하나인 ‘소아암 환아 돕기’가 그것이다. 삼남매의 아빠인 나는 아이들이 태어날 당시만 해도 자녀의 건강만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학습능력, 사교성, 운동신경 등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어느새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나에게 소아암 환아들의 사연은 자녀의 건강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깨닫게 했다. 그리고 우리 삼남매 또래의 환아들이 투병하는 모습을 접하며 ‘과연 이 아이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금전적인 도움 외 기부할 수 있는 건 헌혈증과 모발이었는데, 나는 ALT 수치가 높아 헌혈증을 기부할 수 없었고 모발 기증을 택했다. 그렇게 2020년 11월 말부터 나는 머리 기르기 계획에 돌입했다. 꾸준히 아름다움을 갖추며 장발로 살아남을 계획이었지만, 나의 이상과는 전혀 다른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정신력으로 버틴 16개월의 기록

이렇게 된 이상 거울을 보지 않고 주변인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으며 생활하기로 결심했다. 머리를 왜 기르냐고 묻는 사람 외엔 이유도 밝히지 않았다. 과정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식품회사 제조공정에서 근무하니 위생에 민감할 수밖에 없으므로, 근무 시작 전 빗질 후 머리 묶기, 머리망에 머리 넣기 등 모발 관리에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여름은 고역의 시간이었다. 남들보다 굵은 모발과 많은 숱으로 더위를 이기느라 강한 멘탈과 인내가 필요했다. 그렇게 정신력으로 꾸준히 버티는 와중 여름이 지나갔다.

긴 머리를 관리하는데 또 하나 불편한 점은 달라진 일상이 있었다. 모발 길이가 20㎝ 정도 되었을 때는 샤워 후 머리 말리는 시간이 삼십 분가량 소비돼, 결국 드라이기를 업소용으로 바꾸기까지 했다. 또 몇 달의 시간이 지나자 샤워 후 한 장의 수건으로는 감당이 안 돼 호텔 수건으로 바꿨다. 머리가 짧을 때 보다 세 배는 사용량이 늘어난 샴푸도 대용량으로 한 번에 대량 구매했다. 미용실에 가는 비용이 다른 곳에 소비되었지만 어쩐지 삶의 질이 높아진 기분도 들었다. 버티는 자가 기부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장발남’에 대한 불편한 시선과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을 대응하며 시간이 흘렀다.

한 올 한 올에 희망을 담아

그렇게 시간이 흘러 드디어 모발 기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기부할 수 있는 조건인 30㎝ 이상 머리를 길렀고 마침내 미용실을 방문했다. 성인 남성의 기부는 처음이라는 미용사 분이 능숙하게 배분하여 깔끔하게 잘라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셨다. 처음 갈래를 자를 때의 쾌감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시원함을 시작으로 편안함으로 이어지는 그 감정은 느껴본 사람만 알 것이다.

이렇게 16개월간 길러온 나의 머리는 ‘어머나 운동본부’로 전달되었다. 며칠 후 모발 기부 접수가 확인되었고 모발 기부 증서도 받았다. 나름 긴 시간 동안의 결과가 뜻 깊은 경험으로 남게 되어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바라만 봐도 불편한 걸 다들 나 못지않게 참았을 테니까.

장발남이라는 경험은 생애 손꼽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이 글을 읽고 도전 정신이 타오른다면 망설이지 말고 실행에 옮기길 권한다. 힘들지만 값지고, 작은 실천이지만 의미가 크다. 어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지만 나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준다면 보람도 기쁨도 두 배가 될 것 같다. 소아암 환아들의 빠른 완쾌를 기원하며, 아픔 없는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그려본다.


추천10

댓글목록

라면끼리님의 댓글

라면끼리 작성일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셨네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나를돌아봐님의 댓글

나를돌아봐 작성일

정말 멋져요! 대단하십니다!!! ????????????

도도가족님의 댓글

도도가족 작성일

누구나 도움이 필요하다는걸 알지만, 아무나 도전할 수 없는걸 성공하셨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님의 댓글

다음 작성일

대단하시네요..
그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 이전호 보기
  • 다음호 보기
  • TOP








  • N SIDE
    N SIDE